비접촉식 관입량 측정 장치를 활용한 스마트 말뚝 시공관리 기술 개발
▲ 서승환 KICT 지반연구본부 수석연구원
들어가며
국내에서 PHC 말뚝(Prestressed High-strength Concrete pile)과 같은 기성말뚝은 기술 발전으로 초고강도 및 복합 말뚝 등의 형태로 발전하였고, 그 활용도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반면에 말뚝의 시공관리에 있어서는 동재하시험이나 정재하시험의 횟수 등 제한된 관리 규정만 있으며, 전체 말뚝에 대한 시공관리 방법은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지 않다.
국내 대부분의 기성말뚝 시공현장에서는 전체 물량의 1%에서 최대 3%의 말뚝에 대해 동재하시험을 수행하여 지지력을 확인한 후, 말뚝의 최종 관입량(Set value)을 측정하여 관리 기준값으로 설정한다. 이후 나머지 97~99%에 해당하는 말뚝은 시공 직후 최종 관입량을 측정하여 관리 기준값과 비교 후 적정성을 판단하고 있다.
최근에는 도심지 내 공사가 늘어나면서 소음, 진동 문제로 인해 항타말뚝 대신 매입말뚝의 적용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 매입말뚝 시공방법은 선 굴착 후 최종 항타공법이 대부분으로 실제 매입말뚝 시공관리 또한 드롭해머를 이용한 최종 단계의 항타 관입량으로 관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종 항타 시 관입량 및 타수의 측정은 오래전부터 수기 측정방식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Ha et al., 2003; Yun et al., 2005). 이러한 수기 측정에 의한 방법은 이상적인 환경에서의 측정이나 작업자가 작업 내용을 충분히 이해한 후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서 실수를 최소화할 때 정확한 계측치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수기 측정 방법에 대한 표준화 및 기준이 없고, 수작업으로 인해 기록지 판독이 어려운 경우도 많다. 측정 신뢰도뿐만 아니라 작업자의 안전성에도 문제가 된다. 인력에 의한 관입량 측정 시 상부 오거(auger)에 붙어있는 굵은 점토와 자갈 덩어리 및 항타기 부속물 등의 낙하로 인해 큰 인명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이에 항타 시공 시 항타 관입량의 측정 신뢰성과 측정 시 작업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인력이 아닌 기계를 활용한 자동계측 방법이 요구되면서 이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수행되어 왔다.
이 글에서는 비접촉식 관입량 측정기술 개발 현황을 살펴보고이러한 비접촉식 관입량 측정 장치를 활용하여 항타공식의 신뢰성 향상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비접촉식 관입량 측정기술 개발 현황
오래전부터 항타말뚝에서 인력에 의해 관입량을 측정하는 문제점들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고, LVDT(Linear Variable Differential Transformer) 이용, 연속적인 관입량을 측정하는 방법, 광학식 변위계나 레이저 센서, 레이저 스캐너 등을 이용하는 방법들이 소개되었다. 하지만, 이 같은 방법들은 작업자의 안전성, 측정범위의 한계, 주변의 환경적인 요인에 의한 오차가 발생하는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방법이 현장에서 계측한 데이터를 실내로 이동, 해석을 진행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하여 국내 산업계 및 연구소 등에서는 원거리에서 카메라를 이용한 비접촉식 실시간 항타 관입량 측정장치들을 개발하였다. 표 1은 대표적인 항타 관입량 측정 자동화 기술 특징을 나타낸 것이다. 2000년대 중반에는 말뚝에 특수 고안된 표식을 부착하고 디지털 라인스캔 카메라를 이용한 비접촉식 변위측정 장치인 항타품질 분석시스템이 개발되었다. 이후 2010년대 초반에 디지털 영상기법을 활용한 말뚝품질 관리 시스템에 관한 연구개발이 시작되었다. 개발된 두 영상장치 모두 인력에 의해 측정되는 관입량에 비해 우수한 정밀도와 정확도를 제공하였지만, 실제 현장 사용성 등의 한계로 활발한 적용으로 이어지지는 못하였다.
최근에는 매입말뚝 측량장비인 전자레벨기를 활용한 최종관입량 자동 측정시스템이 산업체로부터 개발되었다. 이 장치는 레벨측량 표식지를 드롭해머에 부착하고 일정 거리가 떨어진 위치에서 매 항타 직후 해머의 레벨을 측량하여 말뚝의 관입량을 산정하면 조종석 모니터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리바운드양은 측정하지 못하지만, 최종 항타 시 관입량만 검토하는 현재 말뚝 시공관리 방법에서는 비교적 편리하게 현장에 적용할 수 있다.
한편, 말뚝의 관입량 자동 측정을 위해 일체형 드롭해머 장치가 개발되기도 하였다. 이 장치는 드롭해머 시스템 내부의 센서를 기준으로 하강된 램과 케이스의 변위량을 그래프로 나타내어 관입량을 측정하도록 되어 있다. 외부에 별도의 측정장비가 필요 없고, 시스템적으로 해머의 낙하고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에, 램의 위치변화를 측정하기 때문에 말뚝 관입량은 측정할 수 있지만 리바운드양은 측정이 어렵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말뚝의 변위를 직접 측정하는 것이 아닌 해머와 케이싱의 변위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관입량 이외의 말뚝 리바운드양을 정확하게 산정하기에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
국외에서 항타 관입량을 측정하는 기술로는 대표적으로 호주에서 개발한 PDM(Pile Driving Monitor)이 있다. PDM 장비는 말뚝에 반사테이프를 붙이고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진 위치에서 광학렌즈 장치를 이용해 항타에 의한 반사테이프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기록함으로써 말뚝의 관입량과 리바운드양을 측정할 수 있다. 이렇게 측정된 관입량과 리바운드양은 동재하 공식을 이용하면 매 항타 시 지지력을 추정할 수 있다. 이러한 장치를 활용하여 미국 오하이오주에서는 말뚝 설계 시 모든 말뚝을 PDM을 이용해 관리하면 저항계수를 크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하였고, 호주 퀸즐랜드주에서는 말뚝의 시공관리에 있어서 일부 말뚝에는 동재하시험(PDA)을 수행하고 나머지 모든 말뚝에는 비접촉식 관입량 측정 장치를 이용해 관리하도록 설계 매뉴얼에 표기되어 있다.
비접촉식 관입량 측정 장치를 활용한 항타공식의 신뢰성 향상 방법
항타공식(driving formula)은 말뚝의 항타 시공 시 해머로부터 말뚝에 전달되는 항타에너지와 항타에 의해 말뚝이 지반에 관입되는 관입량 사이의 관계로부터 말뚝의 동적지지력을 추정하는 방법이다. 항타공식으로 지지력 산정 시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요소가 관입량(s)과 리바운드양(c)이다. 그러나 현재 국내 대부분 현장에서는 최종 관입량을 인력으로 측정하거나 측정 정확도 및 신뢰도가 낮은 방법을 통해 측정하여 정확한 관입량 측정이 어렵고, 특히 리바운드양은 측정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인력으로 측정 시에는 드롭해머를 사용하는 매입말뚝의 경우 관입량 측정값의 정확도가 떨어지고, 리바운드양을 측정함에 있어서는 그 정확도가 현저히 저하된다. 최근 국내에서 개발된 관입량 자동측정장비들은 말뚝의 관입량 측정에만 초점을 맞추어 리바운드양 측정이 불가능하거나 신뢰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정확한 리바운드양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항타 시 말뚝 자체의 움직임을 광학렌즈 또는 고속카메라 등을 활용하여 산정한 리바운드양을 적용할 경우 신뢰도가 높아진다.
최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개발한 KPM(KICT Pile driving Monitor) 장비는 매 항타 시 정확한 관입량 및 리바운드양 측정이 가능하여 항타공식에 적용 시 추정 지지력의 신뢰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KPM 장치에서는 말뚝의 움직임과 관련하여 관입량(Set), 리바운드양, 그리고 관입량과 리바운드양의 합인 DMX 값을 제공한다.
동재하시험으로부터 얻은 지지력과 항타공식으로부터 얻은 지지력은 근본적으로 차이가 발생하며, 이 차이는 말뚝의 관입량에 따른 함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시공 시 동재하시험으로부터 얻은 지지력과 항타공식으로부터 얻은 지지력과의 관계를 확인하여 항타공식에 보정을 해주면 항타공식으로부터 말뚝의 지지력을 산정하는 데 신뢰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KPM 장비에서는 이와 같은 관계를 동적감쇠계수(dynamic reduction factor, χ)로 표현하였다. 이 계수는 테스트 시 전체 저항에서 정적 성분을 추정하기 위해 동적지지력 공식에 적용할 수 있으며, 동재하시험을 통해 시험 말뚝의 CAPWAP(Case Pile Wave Analysis Program) 정적 저항과 Hiley 공식으로 산정한 저항 추정지를 나누어 표현한다(Seo et al., 2022). KPM의 큰 장점은 매 항타 시 실시간으로 정확한 관입량과 리바운드양의 정량적 측정이 가능하고, 보정계수를 통한 동적항타 공식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초기 프로그램 세팅에서 EMX 값과 보정계수 값을 입력하면 매 항타 시 측정되는 관입량과 리바운드양을 이용하여 항타 당 지지력평가가 자동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이때 지지력 식에 DMX와 보정계수를 도입하면 최종적으로 다음과 같은 변형된 항타공식(Modified Hiley Equation) 식(1)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그림 1은 현장 실험을 통해 시험 말뚝에 대한 보정계수를 통해 변형된 항타공식을 적용한 경우의 결과를 나타낸다. 보다 상세한 도출 과정은 Seo et al.(2022)에 기술되어 있다.
맺음말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는 비접촉식 말뚝 관입량 측정 장치 개발 및 이를 활용한 동적항타공식의 신뢰성 향상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비접촉 방식의 관입량 측정 장치는 작업자의 안전 확보 및 측정 신뢰도 향상을 위해 반드시 도입이 필요하며, 특히 관입량과 리바운드양을 모두 측정하는 것이 장치의 활용도를 높일 방법으로 판단된다. 이를 위해서는 항타 패턴이 정확히 분석될 수 있도록 높은 샘플링과 진동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항타공식으로 말뚝의 지지력을 산정하는 방법은 그 신뢰도가 낮은 것으로 인식되어 왔으며, 안전율을 일반적인 말뚝 설계 시의 안전율보다 2배 이상인 6.0으로 사용하는 등의 문제로 실무에 적용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앞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항타 시 말뚝에 전달되는 해머에너지를 정확히 산정하고, 말뚝의 관입량과 리바운드양을 정확히 측정하고, 동재하시험으로부터 얻은 신뢰도가 높은 지지력과 비교를 통한 적절한 보정 방법을 적용하면, 항타공식으로 산정하는 지지력 값의 정확도가 상당히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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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H a , I . S . , H a n, S . S . , H a n, S .G . , a n d K i m, M.M ( 2 0 0 3) , Measurement of pile rebound and penetration using laser sensor, Proceeding of Korean Society of Civil Engineering,pp. 3257-3262.
• Yun, H.S., Seok, J.W., Hwang, D.J., and Kim, M.M. (2005), Quality control of driven piles using DPRMs, Proceeding of Korean Society of Civil Engineering, pp. 3945-3948.
• Seo, S., Kim, J., Choi, C., and Chung, M. (2022), A study on non-contact penetration and rebound measurement device for quality control in driven piles, J. of the Korean Geotechnical Society, Vol. 38, No.11, pp.97-106.